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平靜心과 恒常心을 찾게 해주는 유일한 것

신민형 | 기사입력 2024/10/22 [17:04]
‘사랑과 정’으로 욕심과 욕망, 미련 내려 놓고 자족과 감사를 배운다

平靜心과 恒常心을 찾게 해주는 유일한 것

‘사랑과 정’으로 욕심과 욕망, 미련 내려 놓고 자족과 감사를 배운다

신민형 | 입력 : 2024/10/22 [17:04]

▲ 모든 경전에서는 평정심, 항상심을 강조한다. 성인이나 그들의 행적을 기록한 경전 저자들 모두 그러한 경지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열심히 추구하려는 마음에서 거듭 역설했을 것이다.  © CRS NEWS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또 풍부함에 처할 줄도 알며, 모든 처지와 모든 일에 있어서 나는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함과 궁핍함을 다 배웠노라”(빌립보서 412-13)

 

지난 주일 아내와 예배를 보며 새겨들은 구절이다. 에베소서, 골로새서, 빌레몬서와 함께 바울의 4대 옥중서신 가운데 하나인 빌립보서에서 사도 바울은 어느 상황에서도 잃지 않는 자족과 감사의 항상심(恒常心)을 보여준다.

 

한편 불교의 4가지 마음가짐, 사무량심(四無量心)은 내가 좋아하는 용어이다. 무한한 사랑, 연민, 기쁨 그리고 평정을 말하는데 마음의 균형과 평온을 유지하는 평정에서 사랑 연민 기쁨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불교에서는 평상심을 곧 도()라고 일컫기도 한다.

 

공자 역시 君子坦蕩蕩 小人長戚戚’(군자는 평정심을 유지하지만 소인은 감정 기복이 심하다述而36)라며 평정심을 강조했다.

 

평정심, 항상심을 가르쳐 주는 것은 성경 불경 논어 뿐만이 아니다. 동서고금의 종교, 철학자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강조되어 온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노자는 "사람들이 복잡함을 찾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평정심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장자는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면, 세상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맹자는 "마음이 평온하면 사물을 올바르게 볼 수 있고, 사물을 올바르게 보면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역설했다.

 

고대 그리스스토아 학파의 철학자 에픽테투스는 "평정심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잃지 않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마하트마 간디의 "평정심은 스스로를 이해하고, 자신의 목표를 인식하며, 그것을 향해 한결같이 나아가는 데 있다.", 데일 카네기의 "평정심은 진정한 지혜의 근원이다." 등 수없이 많은 관련 명언들이 회자된다.

 

그만큼 평정심, 항상심이 중요한 덕목이며 또 그만큼 갖추기 어려운 것임을 알려준다. 내 심신이 편안할 때는 나도 예수, 부처, 공자의 마음이 된다.그러나 심신이 불편할 때가 수시로 찾아들고 평정심, 항상심을 잃게 된다.

 

치통을 앓을 때, 통장이 비웠을 때는 마음이 번잡해진다. 이 걱정 저 걱정 번민이 더블어 쌓인다. 모든 게 마음 먹기 달렸다는 생각이 들 여자가 없다. 그러다가 치과 처치를 하고 지갑이 채워지면 여유로워지는 동시에 평정심, 항상심을 갖춘 것처럼 착각한다. 건방지게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표현을 당당하게 사용한다.

 

빈번해진 주변의 죽음을 접하면 편안한 영면이라고 평정심을 갖춘 듯 쉽게 이야기한다. 모든 걸 순리대로 받아들이자는 항상심의 소유자가 된 듯하다. 그러나 내 치통 등 병()과 사()를 생각하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사람과 지구, 우주가 언젠가는 사라지고 영원할 것이 없다는 도통한 듯한 마음자세는 내 치통과 주머니 사정으로 무너진다.

 

근래 돈버는 오락게임에 빠졌는데 한 포인트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손가락이 아플 정도로 열심이다. 별거 아닌 액수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오락을 통해 건강식품을 구입하는 재미에 집착한다. 그러다가 탁 내려놓으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인데 또 다시 게임을 대하게 되면 밤잠도 설치며 도전한다. ‘세상 떠날 때는 버리고 갈 것만 남아 편하다는 초연한 마음은 오간 데가 없다. 

 

▲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감히 내가 흉내낼 수 없는 경지의 작품이라며 놓치기 아까운 구절이 있어 그를 핸드폰에 담아 프린트하고 심지어는 책 구입도 한다. 그러나 막상 그렇게 하고 다시 들여다 보면 시들해진다. 또한 어차피 죽을 때는 모두 내려놓고 버리고 가야 홀가분할 것이라고 느낀다. 다만 희노애락애오욕‧생로병사, 우주역사 137억년보다 길게 느껴지는 삶 동안에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랑과 정’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 CRS NEWS

 

요즘 도서관 책을 대여해 읽는 중에 너무나 좋은 내용이 있어 핸드폰 카메라에 담고 그 사진들을 프린트 한 것들이 수북히 쌓였다. 노벨수상작가 한강 작품은 그의 섬세한 감성이 끌렸고 최명희의 10권 짜리 혼불은 백과사전에서 볼 수없는 우리의 민속, 관혼상제, 미세한 생활역사를 볼 수 있어 느끼는게 많았고 글자 하나하나를 조각처럼 새겨 썼다는 작가정신에 반했다.

 

특히 동서양의 종교, 철힉, 역사를 통합적으로 알기쉽게 고찰, 정리한 책으로 번뜩이는 재미룰 준 일본인 데구치 하루야키는 나한테는 세계의 종교와 역사에 대한 혜안을 열어주었다. 내 조각 조각의 지식들을 시대와 분파를 초월해 정리해준 듯해 한강 이전에 196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설국의 가와바타 야스나리처럼 일본인의 저력을 느끼게 해주었다. 거의 모든 페이지를 촬영하고 프린트했다. 차라리 책을 구입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책을 구입해 새롭게 읽다보니 읽을 때의 감흥은 시들해진다. 수북히 쌓아놓은 프린트는 다시 볼 생각 조차 들지 않고 그냥 이면지 활용으로 쓸 생각이다. 순간순간 놓치기 아까워 했던 것들이 아무 것도 아닌게 되버린 것이다.

 

단지 그들의 책을 접하며 감히 내가 흉내낼 수 없는 경지라고 느끼고 존중하게 된 것이 큰 수확이었다. 그러한 수확을 올리는 것만으로 그들을 담아 놓으려 했던 조급함과 집착은 사라졌다.

 

생명을 벗어나서야 얻을 수 있는 평정심, 항상심을 어떻게 항상 가질 수 있겠는가. 각자마다 희노애락애오욕, 생로병사 한평생이 우주역사 137억년보다 길게 느껴지는데 말이다. 예수는 33년 생애에서 마지막까지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라며 고뇌했고 공자는 주유천하하며 72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얼마나 세상을 비관하며 자신의 주장을 펼쳤겠는가. 부처는 80년 수행과 설법전파에서 항상 불심을 견지할 수 있었을까. 그들의 행적을 기록한 작가들은 당연히 그들 자신이 이루지 못한 평정심, 항상심을 추구하기 위해 애써 그러한 상태를 강조했던 것은 아닐까.

 

아내가 치통에다 그에 따른 시달림에 지쳐 수액주사를 맞았다. 차츰 회복되어가는 것을 보니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평정심, 항상심을 찾는 것 같다. 경전이나 철학자들의 경구보다 효과가 컸다. 40년 넘게 나를 위해 희생해온 아내의 치유과정을 보며 아내에게 말했다.

 

당신을 보살피며 고락을 함께 하는 것이 성경 말씀보다 자족과 감사의 마음을 더 들게 하는 것 같네요. ”

 

아내가 팔불출이라며 닭살 돋는 표정을 지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실상 아내를 비롯해 애들과 주변 친지들 누구와도 애증을 벗어나 고락을 같이 하면 족할 것 같았다. 배부름과 풍부함에 항상 감사하고 배고픔과 궁핍함에서도 서로 위로하며 지낼 수 있다는 자족감이 있으면 그것이 항상심, 평정심이 아니겠는가. 위대한 작가의 발뒤꿈치도 못 따라간다 하더라도 그들보다 더 큰 사랑과 정에 자긍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런 마음으로 아무것도 아닌 하찮은 욕심과 욕망, 미련도 내려 놓을 수 있지 않겠는가. 사랑과 정도 어차피 죽을 때는 모두 버리고 가야 홀가분할 것이지만 희노애락애오욕생로병사, 우주역사 137억년보다 길게 느껴지는 삶 동안에는 가장 소중한 것이 아니겠는가모든 종교와 철학에는 사랑과 정이 있지만 사랑과 정에 종교와 철학은 없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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