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건너 바람에 가을이 묻어 왔다,
하늘엔 가을빛이 높이 오르고 강엔 가을색이 깊이 흐르고 있다 갈대는 어느샌가 갈색 물이 들어 적막한 강가에서 조용히 흔들린다
바람에 서걱이며 가는 그리운 시절 아쉬움을 손짓하며 줄줄이 뒤척이고 갈대의 무리는 흐드기며 술렁인다.
가을색이 곳곳으로 번진 허허한 날 갈대숲을 스치는 은근한 바람 갈대끼리 서걱이는 은밀한 속삭임
푸른 날의 계절은 이미 떠나고 있다 정열, 성숙은 이제 마음 깊이 남기고 지금까지 받은 건 무어든지 흘려보내자,
갈대 속내마저 휘젓는 무심한 바람에 다색 빛 낡은 옷까지 아낌없이 버린다.
아, 갈대여! 무언가를 새로이 기대하고, 다시 오라고 너의 세월을 이렇게 쉬이 보내는가 역시 아쉬워 허허한 이 시절을 이렇게 나름 조용히 서로 속삭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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