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측 추산 110만명 모여..."차별과 혐오 조장·인권과 다양성 부정" 지적 대두
보수적 개신교 '차별금지법·동성혼 반대' 대규모 집회…기독교 분열 모습도 보여줘주최측 추산 110만명 모여..."차별과 혐오 조장·인권과 다양성 부정" 지적 대두
한국교회연합 등 보수적 개신교 단체들이27일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공원 일대에서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를 열어 동성혼과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행사를 별였다. 이들의 입장에 반대하는 기독교 세력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이에 대한 보수세력의 세 결집용 행사라는 지적도 있었다. 결국 기독교의 분열상을 드러내는 모습이기도 하다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조직위원회’가 주최한 연합예배는 애초 광화문광장에서 서울시청 그리고 서울역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참석자 수가 많아지며 안전 등을 이유로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여의도공원 일대로 확장·분산 개최됐다. 여의도에는 광화문 현장이 생중계됐다. 이날 두 곳에는 서울과 인천 대전 대구 광주 부산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목회자들과 성도들로 주최측 추산 110만명이 모였다. 여의도광장 등 특정 집회장소를 제외하고 이같은 대규모 인원이 모여 연합예배를 드린 건 처음이다.
이들 단체는 대법원이 지난 7월18일 동성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고, 11쌍의 동성 부부가 동성혼 법제화 소송에 나선 것에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사법부와 입법부가 뚫리게 되면 기독교인들의 신앙과 표현의 자유가 억압될 것”이라며 “동성애가 죄라고 생각한다면 죄라고 크게 말하라”고 외쳤다.
조직위 공동대표·공동대회장은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와 오정현 사랑의교회 담임 목사가 맡았고 장종현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회장이 연합단체장 대표로,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이 고문으로 행사를 주관했다.
조직위와 입장을 달리하는 교계단체는 이날 따로 모여 연합예배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느헤미야 교회협의회, 성서한국은 경기 고양시 소재 일산은혜교회에서 공동 주관한 예배에서 조직위가 "차별과 혐오로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며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의 온상이 되어 버린 한국교회의 죄를 용서하소서"라고 공동 기도를 올렸다.
성공회 용산나눔의집과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53개 단체와 퀴어(성소수자) 인권 활동가 오세찬 씨 등 214명은 연합예배가 "우리 사회가 오랜 시간 동안 힘써 온 포용과 다양성, 인권 존중의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이며 다수의 이름으로 소수의 인권을 침해하는 시도"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중도·보수 성향 교단과 단체들조차 이번 대규모집회를 비판했다. 예배를 정치집회로 이용하는 것과 구시대적 가치관을 옹호하고 혐오를 조장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연합단체인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은 '10·27 정치집회 취소를 촉구하는 성명서'에서 연합예배를 "편향된 정치집회"라고 규정한 뒤 "차별금지법에 종교 자유를 침해하는 독소 조항이 있다면 공론장을 마련해 대안을 제시하고 합의된 법안이 통과되도록 힘쓰면 되는데 한국교회가 차별금지법을 반대하기 위해 총궐기한 모양새를 만들어 시대착오적인 고립의 길을 자초한다"고 비판했다.
교계 시민단체인 기독교윤리실천운동도 성명을 내고 "예배가 악법 저지 집회 동원의 수단이 되는 것은 반성경적"이라며 "교단 신학과 헌법에 근거한 논의, 총회와 교회의 공개 토론을 요청한다"고 했다.
자발적으로 모인 20대~60대 여성 교인과 활동가 22명은 연합예배의 기도문에 대항해 '대한민국 페미니즘의 역전을 이루는평등 세상을 위한 100대 기도 제목'을 만들어 공개했다. 개신교에 팽배한 반동성애 정서와 가부장적 정서를 감안하면 이번 사태를 일부 보수 교회의 일탈적 행동이라고 치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촉발된 행동이다.
'100대 기도 제목 미러링'을 기획한 여성 목회자 창연(활동명)은 "동성애를 죄로 낙인찍어 혐오하는 것도 부족해 차별받지 않도록 보장하는 (국가 차원의) 제도마저 무력화하려는 시도에 같은 신을 섬기는 사람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교계 내부의 자성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반사회적인 선동으로 상처받은 교회 밖 소수자와 시민들을 위해 다른 신앙의 언어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CR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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