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노벨 문학상 한강에 축하메시지
“한강 작가가 아버지 한승원 작가로부터 불교적 사유와 정신을 물려받았다”
소설가 한강(53)이 한국 작가로 최초로 노벨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가운데 2024 한미 전통불교문화교류 행사를 미국에서 진행 중인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미국 현지에서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거에 비교될 수 없는 대한민국의 긍지를 높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진우 스님은 한강 작가의 문학적 성취를 기리며, 그의 작품이 한국 현대사의 고통을 현대적 언어로 풀어내며 세계인들의 공감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진우 스님은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간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지니고,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산문의 혁신가가 되었다”고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를 높이 평가했다. 또한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을 통해 이룩한 성취가 전 국민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음을 강조했다.
진우 스님은 또한 한강 작가가 아버지로부터 불교적 사유와 정신을 물려받았다고 전했다. “한강 작가의 아버지도 불교에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었으며, 불교 소설을 많이 집필했다”고 설명한 진우 스님은 “그 영향으로 한강 작가 또한 불교의 자비와 정신을 작품을 통해 국민과 세계에 전달해 왔음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강의 작품이 불교적 가치관도 내포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한강작가로부터 한국 국민들이 행복하고 또 세계인들이 평안해지는 그런 정신을 우리가 읽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표현하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면서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부연했다.
한강은 앞서 2016년 '채식주의자'로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에서 영연방 이외 지역 작가에게 주는 인터내셔널 부문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1970년 11월 전라남도 광주에서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태어난 그는 이후 서울로 올라와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죽음과 폭력 등 보편적인 인간의 문제를 시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내는 독창적이 작품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2014년작 장편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2021년작 '작별하지 않는다' 등으로 한국 현대사의 깊은 어둠과 상처를 소설로 형상화했다.
그 밖의 대표작으로는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그대의 차가운 손', '검은 사슴',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등이 있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천100만 크로나(약 13억4천만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노벨상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문학·경제상)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열린다.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간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지니고,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산문의 혁신가가 되었다."
한강 작가는 한국 현대사의 고통을 마주하는 인간의 삶을 현대적 언어로 다루어 세계인들의 공감을 이루고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성취를 이루었습니다. 온 국민과 함께 환희의 감동을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는 한강 작가의 수상을 맞아 시대와 사회의 흐름 속에서 인간의 내면을 깊이 살피는 작가의 문학 정신을 함께 새겨야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는 서로 연결되어 홀로 존재할 수 없는 운명 공동체와 같습니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는 사회는 개인의 삶과 내면에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시대를 통찰하고 역사적 아픔을 외면하지 않으며 고요하고 담담하게 주인공들의 삶을 연결해 나가는 작가의 작품들처럼 우리는 각자의 내면과 시대의 상황을 성찰해야겠습니다. 한국불교가 추구하는 선명상과 마음의 평안은 우리 공동체가 함께 노력해 나갈 때 결실을 맺을 수 있음을 인식해야겠습니다.
"이제는 봄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작가의 말과 같이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과 한반도, 그리고 전쟁으로 신음하는 세계 곳곳에 작가의 정신이 오롯한 봄소식으로 전해지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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