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박트리아와 파르티아는 불교 동점(東漸) 가교역할
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80)
중국불교는 인도에서 직접 전파되지 않고 중앙아시아 지역인 아프가니스탄, 박트리아와 파르티아를 통해서였다. 이런 나라들에서는 사막지대인 이른바 서역(西域)의 오아시스를 통과해서이다. 그러므로 중국불교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들 나라의 불교사에 정통해야 한다.
11세기 이슬람교도로서 페르시아 학자였던 아부 라이한 알 비루니(973∼1048)의 저서 《알 비루니 인도》에서 언급하기를 “불교는 한동안 호라산 페르시아 이라크 시리아 국경 근처까지 퍼졌었다”라고 했다. 호라산은 이란 북동부의 역사적 지역인데, 지금의 투르크메니스탄 대부분과 아프가니스탄 북부, 타지키스탄도 포함시킨다. 때때로 대호라산이라고도 불리며, 호라산의 뜻은 ‘태양의 땅’이란 의미이다.
알 비루니는 중세 이슬람 시대의 가장 위대한 학자 가운데 하나로 여겨지며 수학, 천문학, 물리학, 자연과학에 능통하고 그 자신을 역사학자, 연대학자, 언어학자로 구별하기도 했다. 그는 지질학과 더불어 지구과학에도 중대한 기여를 하였기에 측지학의 아버지로 불리기도 한다.
그런데 불교의 서진(西進)은 조로아스터교 때문에 정지당하고 만다. 조로아스터가 아니었으면 불교는 지중해의 종교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조로아스터교는 이란의 종교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조직화된 신앙 중 하나이며, 아베스타 경전과 이란의 예언자 조로아스터의 가르침에 기초를 두고 있다. 조로아스터교도들은 일반적으로 ‘아후라 마즈다’라고 불리는 창조되지 않은 자비로운 지혜의 신을 우주의 최고 존재로 높이고 있다. ‘아후라 마즈다’와 반대되는 존재는 ‘앙그라 마이뉴’로, 파괴적인 영이자 모든 선한 것의 적으로 의인화된다. 조로아스터교는 선과 악의 이원론적 우주론과 악에 대한 아후라 마즈다의 궁극적인 승리를 예언하는 종말론을 결합한다. 조로아스터교가 일신교인지, 다신교인지, 단일신교인지에 대한 의견은 학자에 따라서 다양하다. 어떤 사람들은 이 세 가지 요소를 모두 결합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불교의 서진이 막히면서 불교는 동진(東進)으로 방향을 틀었다. 동시에 조로아스터교는 불교와 사상적 신앙적 충돌을 하면서 다소 상호영향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불교의 정토나 화엄사상에 영향을 미쳤다고도 한다.
박트리아 파르티아 불교에 대해서는 이미 전회에서 고찰해 보았다. 다시 한번 상기하자면, 중국 서부 둔황의 '천불동굴'과 중국 투르키스탄의 투르판에서 8세기경의 소그드 불교 문헌이 상당수 발굴되었다. 소그드 불교 문헌의 대부분은 유럽 탐험대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현재 프랑스, 영국, 독일의 도서관과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 러시아에도 일부 문헌이 존재한다.
중국의 인도 구법승 현장 삼장이 630년경 사마르칸드에서 목격한 것처럼 소그드인은 조로아스터교인이었고 불교를 믿지 않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은 있다. 그러나 둔황과 투루판에서 소그드 불교 문헌이 많이 발견된 것은 소그드인들이 불교가 번성했던 지역으로 이주한 후에야 종교를 받아들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불교가 소그드인들 사이에서 결코 국교의 지위를 얻지는 못했다고 본다. 이는 소그드 승려들 사이에 국가가 조직한 승가나 공동체가 없었고, 소그드 불교인들이 경전을 번역하고 복사하는 데 있어 국가의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직화된 공동체의 부족으로 인해 소그드어의 표준 불교 용어가 확립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소그드인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파르티아인들은 불교 공동체가 확고했었다고 보는 것이다. 쿠샨 제국에서 이란(파르티아)으로 불교가 전파되었다는 고고학적 증거는 약하다. 그러나 파르티아의 귀족이자 불교승려인 안시가오(안세고 AD 2세기경)가 불교 전도사(선교사)로 중국 한나라의 낙양으로 여행하여 여러 불교 경전을 중국어로 번역했다는 것은 중국 자료에서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안세고(安世高 148∼180 CE)는 중국에 파견된 초기 불교 전도사(역경승)였으며, 인도 불교 문헌을 중국어로 번역한 최초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전설에 따르면 그는 ‘파르티아 후작’이라는 별명을 가진 파르티아의 왕자였으며 중국에서 불교 전도사 승려로 봉사하기 위해 파르티아 왕위를 포기했다고 알려져 있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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